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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 셔틀

  • 강현정  (soheunbi)
  • 2024-08-25 23: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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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 셔틀이라는 표현을 들어 보셨나요?

임종을 앞두고 응급실 그리고 중환자실로 갔다가 다시 요양병원으로... 이렇게 돌다가 그 어딘가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입니다.

병원에서의 임종은 우리가 생각하는 존엄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이런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를 연명 셔틀이라고 부릅니다.

이송 과정에서 임종을 앞둔 환자에 대한 불필요한 치료도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의료계에서는 이것을 죽음의 의료화라고도 부릅니다.

존엄한 죽음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요양원 종사자로서 평균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이러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느 달에는 한 달에 4번 응급 상황이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연명 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DNR 동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응급 상황이 발생하고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치료를 위한 검사와 절차를 진행한다고 동의를 요청하면 보호자분들은 거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치료를 거부하면 결정적인 불효자 낙인과 다른 보호자인 가족과 친지들에게 비난과 원망을 들을까 망설이는 사이에 소극적 동의가 이루어져 어르신들은 연명 셔틀에 실려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연명 셔틀로 이송되게 되면 거의 예외 없이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일반 병실로 그 후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무리 하는 과정 속에 놓이게 됩니다.

그렇다고 몇 년 이고 오래 사시는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연명치료를 받으며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더 사시다 돌아가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신의 임종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면 희망하는 장소는 어디냐는 질문에 여전히 1위 대답은 자택 등 주거지라고 합니다.

요양원에서 생활하시는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요양원 내 생활실을 주거지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외출이나 외박을 하고 돌아오실 때 집에 오니 좋다라는 표현도 하시고 집 나가면 불편해라는 말씀을 종종 하십니다.

대부분 어르신들은 병원 생활도 지겹도록 해 보셨고 더 이상 치료가 무의미 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노환과 기저질환으로 꾸준한 약 복용 정도만 하시는 상태에서 요양원에 입소하시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요양원 내에서 임종을 맞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응급 상황 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기관의 의무와 요양원은 의료기관이 아니고 생활시설이라는 점이 이를 어렵게 하는 이유입니다.

요양원에서 돌아가시게 되면 자체적으로 사망진단서가 불가능하고 119, 경찰서에 의무적으로 신고하여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야간이나 주말에 돌아가시게 되면 종사자 입장에서 매우 번거로운 일이 되고 이러한 조사과정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요양원에서 요양원 내 임종실을 설치했고 지난 달 세 분의 어르신이 그곳에서 가족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임종실 유지와 관리 비용, 임종기 판단과 돌봄에 대한 교육, 사망 진단서 발급 등 남겨진 과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하루 빨리 전체 요양원에서 적용 가능해 지도록 바래봅니다.

 

 

 

 

칼럼지기 강 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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