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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칼럼

공동체 감성

  • 조창희  (cho3029)
  • 2023-12-05 08: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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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노인들이 맥도날드 매장에 갔다가 키오스크 주문을 못해 쩔쩔 매다가 그냥 돌아갔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디지털 문맹이 심각하다느니 어쩌니 하면서 요란했는데 과연 그 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이제는 테이블마다 태블릿이 놓여 있어 필요한 주문을 누르면 로봇으로 배달됩니다. 주문하면서 말을 주고받고 음식을 받으면서 감사 인사를 전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은 어느 새 싹 사라졌습니다. 그저 돈을 주고 물건이나 용역을 사는 거래관계만 존재합니다.

 

문명이 제공하는 새로운 기술이 인간 노동의 영역을 잠식해 들어오면서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있고(헐리우드 배우극작가 vs CHATGPT), 사람간의 대화와 소멸은 가속화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부부싸움마저 카톡으로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었습니다. 지하철에서도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자리를 양보하는 문화는 사라지고 남녀노소 모두 자기만의 세계에 몰입하는 풍경이 자리 잡았습니다. 군중 속의 고독이라고 산업문명시대에 말했다면 각자의 사이버 세계에 빠져 주변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지금은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요?

 

오래전 인류는 생존을 위해 공동체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가혹한 자연 조건이나 맹수의 습격으로부터의 보호, 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사냥 등을 위해서는 함께 모여 사는 것이 유리했습니다. 옛말에는 옆집 숟가락 숫자까지 안다고 할 정도로 서로 왕래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폐쇄상자같은 아파트에 살게 되어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서먹하고, 가정은 해체되어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길을 걸으면서까지 스마트폰에 빠져 풍경이나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는 좀비들이 즐비합니다. 의사전달 수단은 더 빠르고 다양해졌지만 오히려 진정한 접촉은 줄어들고 있는데 공동체 감성을 어떻게 지키고 넓혀갈 수 있을까요? 이런 면에서는 지금이 100년전보다 확실히 불행하다고 여겨집니다.

 

일찍이 아들러는 윤리적 가치뿐만 아니라 아름다움에 대한 올바른 태도,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에 대한 최상의 이해는 항상 가장 진실한 공동체 감성을 토대로 세워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스모스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보아 넘기며 주식, 게임, 여행 등에 집착하는 현상은 우주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입니다. 시인들은 정말 소중한 것은 이런 것들이라고 말하지만 대부분 눈앞에 있는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메슬로우가 욕구 단계를 말했을 당시에도 욕망의 무한 팽창을 강조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자연과의 조화에서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마음을 나누고 직접 접촉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소중하게 여기고 다시 찾지 않는다면 물질적인 풍요로는 메울 수 없는 정신적인 손상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아들러는 또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의 행동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영악함이 아니라 그가 한 행동이 유용한지, 무익한지의 차이다. 여기서 유용하다는 것은 전반적으로 인류에게 이익이 된다는 뜻이다. 어떤 행동의 가치를 가장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은 현재와 미래의 인류 전체에 도움이 되는 행동뿐만 아니라 종교, 과학, 예술과 같은 더 고차원적인 활동에도 적용된다.”

 

세상은 온갖 가치를 가진 인간들이 저마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개인의 불편함이나 손해를 감수하면서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모습은 쉽게 갖추어질 수 없겠지요. 더구나 가족이나 기껏해야 민족, 국가 중심의 사고 체계가 판치는 마당에 지구 또는 인류 전체에게 유용한 실천을 어떻게 이룰 수 있겠습니까? 공유 킥보드나 자전거를 타고 나서 아무 곳에나 방치함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불편과 위험을 주는 사람들(주로 젊은이들이겠지만)의 모습은 과연 그들이 이 세상에서 살아갈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합니다.

 

지구라는 행성 안에서 인류가 하나의 공동체가 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먼저 내 주변의 공동체에 유익한 행동을 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조 창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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