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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칼럼

사람이란

  • 조창희  (cho3029)
  • 2024-12-05 08: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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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네 발, 낮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인 것?’

스핑크스는 길목에서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답을 하지 못하면 잡아먹는다. 마침내 오이디푸스가 그 문제에 대한 답을 풀자 스스로 뛰어내려 죽고 말았습니다.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육체는 어쩔 수 없이 네 발-두 발-세 발의 과정을 거칩니다. 화려한 한때를 자랑하던 사람도, 평범 이하의 삶을 산 사람도 쇠약한 몸으로 최후를 맞이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습니다. 그렇게 풀잎의 이슬처럼 덧없으면서도 또한 위대하다고 주장하는 존재가 인간이지요. 만물의 영장이라니. 이런 지위는 누가 부여한 것이며, 과연 그 자신감은 타당한가요. 현대의학은 인간의 수명을 놀랍게 늘려놓았고 더 나아가 마치 영생불사가 가능하다고 큰소리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정말 그렇게 대단한가요.

 

도대체 사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동서고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기록을 남겼습니다. 나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봅니다.

 

1. 종교적인 인간

종교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세계의 3대 종교가 어느 날 갑자기 지금의 완성된 형태로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원시 지구에 나타난 인류의 조상들은 훨씬 많은 불확실성과 미지의 자연 현상에 시달렸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집단 의식을 고안하게 되었고 진화를 거치면서 점점 세련된 형태로 체계를 잡아가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종교는 그런 문화와 역사가 집약된 흐름입니다.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쇠망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지진이나 홍수, 태풍, 화산 폭발 등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는 일반적인 전쟁으로 인한 참화에 비하면 아주 미미한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간은 자신들도 어쩔 수 없는 폭력성으로부터 그나마 위안과 평화를 얻기 위해 신의 존재를 창조한 것 아닌가?’

 

전능한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연약함은 그렇다 치고, 자연 현상을 기적의 힘으로 둔갑시키는 당시의 풍조가 반영되고 그것이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비가역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2. 자본적인 인간

뭐니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다. 이런 사상이 18세기 이후 지금까지 세상을 지배해온 절대 가치라고 한다면 과연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까요.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닐지 몰라도 돈이 없는 인생이 어떤 모습인지는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이 돈의 주인이라고 믿고 있지만 일상을 보면 오히려 지배당하는 인간이 더 그럴 듯해 보이지 않나요.

부모 사망후 재산 다툼으로 형제 관계가 원수처럼 적대시되는 것, 가족의 죽음조차도 피해를 내세워 돈으로 보상받고자 하는 탐욕들.

 

3. 마음적인 인간

내 마음 갈 곳 나도 모른다고 할 때 마음은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가요. 현대 인류는 수렵 채집의 시대부터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알려져 왔습니다. ‘사피엔스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지각하다, 현명하다는 뜻의 동사 sapere의 현재 분사. 따라서 사피엔스 사피엔스알고 있음을 알고 있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인간은 아는 능력이 있고 또한 알고 있다는 것을 아는 존재라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무엇을 안다는 것인가요. 에픽테토스에 따르면 사람은 생명 없는 육신 안에 갇힌 가여운 영혼이다.

 

인생이란 늘 지금 여기에서 죽음까지 운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목적지를 볼 수 없으며 보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누구나 같은 곳을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가야 할 이정표가 개인에 따라 다르더라도 누구나 무엇이 인간 본성에 가장 적합한지 성찰함으로써 뒤에 올 사람을 위한 꽃길을 남길 수 있으면...

 

종교적으로 사람은 신의 형상으로 창조된 피조물이고, 철학적으로는 운명의 노리개 입니다. 길을 잃어도 사람을 잃지 말라는 말처럼 언제나 사람에 대한 희망을 뜨겁게 간직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에 대한 연민이 없다면 무한한 우주 속의 한 점 지구에서 우리는 너무나 외롭고 처량한 존재가 되지 않겠습니까?

 

조 창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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