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무진칼럼

무진칼럼

우리도 노인이 된다

  • 조창희  (cho3029)
  • 2025-03-05 08:04:03
  • hit593
  • vote4
  • 220.85.248.36

얼마 전 한 헬스장에서 노인들과 같은 공간에서 운동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접수됐다고 합니다. 그러자 헬스장을 관리하는 회사에서는 젊은 분들에게 인사, 대화, 선물, 부탁, 칭찬 등을 하지 마세요라는 공지문을 붙였습니다. 최근에 헬스장과 수영장 등을 중심으로 노인 고객을 받지 않는 이른바 (no)실버존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젊은이들은 운동을 하는데, 노인들은 말을 걸거나 레깅스를 입은 여성들의 몸을 힐끔힐끔 쳐다보아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각종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세대간 갈등 역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고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점점 더 심각해지겠지요. 위의 사례들은 특정 공간에서 발생하는 것이지만 이미 일상에서도 여러 가지 양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전화하거나, 음악이나 영상을 이어폰 없이 듣는 행태는 다수 승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젊은 사람들의 무례도 있습니다. 어른을 보고도 좌석을 양보하지 않고 자신의 권리로 여기는 것, 길을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바람에 통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 킥보드 등을 아무 곳에나 세워 두어 불편을 주는 것 등. 이런 갈등을 방치하는 것은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뿐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지금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이라는 사실은 여기저기서 눈에 확연하게 들어옵니다. 노인은 젊은이들의 부모님이고, 훗날 그들 자신의 모습입니다. 누구나 나이 들면 신체적으로 기력이 떨어지고 경제력도 줄어들면서 보호 대상이 됩니다.

 

이런 사회적 변화에 우리는 대비를 잘하고 있을까요?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을 살펴보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일본은 노인들이 병에 걸려 치료에 많은 예산을 사용하는 것보다 운동을 통해 건강을 지키도록 돕는 것이 좋은 정책이라는 판단에서 노인들의 헬스장 출입을 국가가 권장합니다. 그래서 헬스장을 이용하는 노인에게는 세제 혜택도 줍니다.

 

그리고 일본 사회 곳곳에는 노인들을 배려하는 다양한 시설과 공간이 있습니다. 먼저 길거리 횡단보도 입구에는 노인 보행자용 버튼이 있습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보행자 녹색등 신호가 1.5배 길어집니다. 몸이 불편하고 행동이 느린 노인들을 배려하는 버튼입니다. 버스를 타면, 손이 닿는 데마다 안전 손잡이가 있습니다. 노인들의 넘어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또한 노인들이 곳곳에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들이 많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도 의자가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는 노인들이 모여서 즐기고 소통하는 장소가 6만여 개에 달합니다. 바둑이나 당구 등 취미를 같이 하는 노인 구락부도 전국에 10만여 개가 있고, 회원 수는 600만 명에 이른다고 하는군요.

 

정보화 사회로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변하는 세상에서 경험과 연륜의 가치는 그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키오스크 사용법을 몰라 절절 매는 노인들의 모습은 슬픔을 넘어 참담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나이 들면 겪어야 하는 현실임을 자각하고 세대간 소통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갖춤으로써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출산 못지않은 부담과 비극으로 이어질 지도 모릅니다.

 

조 창 희

 
게시글 공유 URL복사
댓글[0]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