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무진칼럼
만물을 아끼면 만물이 돕는다.
물질적인 풍요가 넘치는 지금이지만 지구는 오히려 그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날마다 배출되는 쓰레기 처리 문제, 태양광 발전을 한다며 마구 설치한 판넬들로 인한 오염 우려, 갯벌 훼손에 따른 생태계 파괴 등 자연의 피해는 멀지 않은 미래에 어떤 재앙을 가져올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결코 인류에게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데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 동양은 왕조의 절대 권력이 지배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몇몇 폭군을 제외하면 오히려 중세 유럽의 봉건제도에 비해서는 인간적인 측면이 훨씬 강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권력을 숭배하는 현대의 이기적인 성향이 역사 발전의 불가피한 과정에서 드러난 일부 모순을 오늘날의 잣대로 지나치게 강조했을지도 모릅니다.
성군(聖君)의 치세에서는 임금을 도와주는 것이 백성입니다. 백성이 없으면 임금이 있을 수 없으며 임금을 섬길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임금의 크기는 백성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백성을 자식같이 사랑하는 것이 임금의 도리이며 자신에게 속한 물건은 자신의 백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걸인이라 할지라도 밥그릇이나 누더기가 자신의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백성을 거느리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함부로 만물을 다루는 것은 백성을 무시하는 임금과 같습니다. 백성을 무시하는 임금이 백성에게 버림받듯이 만물을 함부로 다루면 만물에게 버림받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제자리에 있게 하고 그 뜻을 펼 수 있게 하는 것이 세상 만물입니다. 하찮은 물건이라도 깨끗하고 정갈하고 검소하게 다뤄야만 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백성을 어루만지는 임금의 덕이 커지듯 자신의 덕과 위상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물을 아끼는 것에는 저마다 세상의 이치가 녹아 있습니다.
물은 나무를 자라게 하고 만물을 기르는 근본입니다. 물이 부족하면 만물을 만들거나 기르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이치로 물을 낭비하는 사람은 점차 가난해지며 자식도 쉽게 출세를 하지 못합니다.
종이는 물과 나무로 만듭니다.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이 많이 필요합니다. 종이를 낭비하는 것은 나무의 생명과 물을 동시에 낭비하는 일이니 천지의 덕을 크게 훼손합니다. 종이를 낭비하는 사람 또한 만사가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종이를 많이 쓰더라도 한 번은 쓰고 버리지 말고 모두 재생하여 쓰는 것이 숭고한 자연에게 최소한의 배려이며 인간의 도리입니다.
등불의 밝음을 좋아하여 헛되이 기름을 낭비하는 사람들 중에도 장수하는 사람이 없고 쓸데없이 불을 낭비하는 사람은 평생 입신출세하기 어려우며 뜻대로 되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태양이 하루라도 없으면 세상 모든 생명이 위태롭습니다. 인간에게 있어 불은 작은 태양과 같으니 태양같이 소중히 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도구도 소중히 다뤄야 합니다. 아무리 겉으로 성실한 사람이라도 도구나 기구를 함부로 다루는 사람치고 참으로 성실한 사람은 없습니다. 도구가 새 것일 때는 소중하게 사용하다가 낡아짐에 따라 아무렇게나 다루는 사람은 마음가짐이 비뚤어진 사람입니다.
세상 만물은 다 돌고 돕니다. 쓰는 흙으로 만든 것이라면 땅에 묻고 나무로 만든 것이라면 불에 태워 흙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나무로 된 것을 더럽다고 마구 버린다면 제대로 썩을 수 없어 흙으로 돌아갈 수 없으니 나무에게는 불행한 일이 됩니다. 나무가 더러우면 물로 깨끗하게 씻어서 불태워 재로 만드는 것이 나무에게 음덕을 쌓는 일입니다.
이것은 신하의 임종을 지켜보는 임금과 같은 자세입니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설사 관상이 좋지 않아도 그 정성이 하늘에 닿아 운명이 바뀝니다. 만물을 소중하게 대하지 않고 하찮게 대하면 자신 또한 만물로부터 똑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복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지만 스스로 쌓은 덕이 복이 되어 돌아오는 것입니다. 미련한 사람은 스스로 덕을 해치는 것도 모르고 하늘만 원망하고 신세 한탄을 합니다. 그러면 더욱 덕이 없어져서 끝내는 조상이 쌓은 덕까지 잃게 됩니다.
자신의 운명은 매일 자신이 행동하는 바에 따라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대하는 물과 불, 종이나 도구를 다루는 모습만 보더라도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마구 풀린 돈으로 인해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이라는 달갑지 않은 현상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식량과 에너지 유통에도 피해가 현실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정상으로 보여도 세계 곳곳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의 무지와 탐욕으로 인해 얼마나 더 비극이 되풀이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부터라도 모두 만물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어 덕을 쌓아 가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조 창 희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