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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이 가끔 물속에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30, 40년 이상 평생 물질을 해 온 그들이기에 물속에서 죽는다고 하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사실 그분들이 수영을 못해 죽을 리는 없습니다.
그런데 왜 해녀들은 죽음에 이르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해녀들은 수트를 착용하고 해산물을 따기 위해 바다로 잠수합니다.
숨을 참아가며, 열심히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점점 숨이 가빠 오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이제 숨을 쉬러 잠깐 물 밖으로 나가야지’ 하고 잠수를 끝내려는 그 순간 꼭 대왕전복이 보인다는 겁니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를 무렵, 더는 참을 수 없는데 하필이면 그 순간에 수십만 원짜리 자연산 전복이 보이다니, 여러분이라면 그 대왕전복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숨을 쉬러 물 밖으로 나가야지.”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대왕전복의 달콤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수면 아래로 다시 내려갑니다.
몇십 년간 단련된 호흡량과 자신의 경력을 믿기에 힘들어도 숨을 참고 잠수를 이어갑니다.
사고는 꼭 이 순간에 발생합니다.
우리 뇌는 산소가 부족해지면 잠깐 뇌의 스위치를 꺼버립니다.
곁에 누군가가 있다면 정신 차리라며 깨워줄 테지만, 물속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게 해녀들은 블랙아웃 상태에서 고요히 죽음에 이르고 맙니다.
실제로 물질로 먹고사는 해녀들이 절대 가져서는 안 될 제1의 요소로 ‘탐욕’을 꼽습니다.
고참 해녀들은 신입 해녀들에게 이렇게 충고하곤 합니다.
“욕심부리지 마라, 탐욕 부리지 마라. 눈 돌아가면 숨 쉬는 거 잊어먹고, 한순간에 끝난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일 더미에 깔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인데도 숨을 쉬러 물 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게 계속 자신을 다그치다 뇌가 스위치를 꺼 버립니다.
말 그대로 번 아웃에 빠져 결국 탈이 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해녀들이 대왕전복에 유혹당하듯 우리 역시 인생의 중요한 시점에 숨을 참아 버린다는 점입니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죽을 것 같은데 손에 잡힐 듯 말 듯 성공이 눈앞에 아른거리니 일을 놓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잠깐 밖으로 나와 한 템포 쉬었다가 가면 될 것을, 우리는 모두 그렇게 숨 쉴 수가 없습니다.
숨을 쉬는 순간 도태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결국 당신은 숨을 참고, 잠수를 계속할 것입니다.
산소호흡기도 없이 맨몸으로, 죽을지도 모르는 심해의 수심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하나만 더’ 하고 욕심을 부리다간 나도 모르게 한 방에 훅 가는 수가 있습니다.
이 대왕전복을 따지 못했어도 또 다른 전복이 나오는 게 인생입니다.
이제는 물 밖으로 서둘러 나가 숨을 쉬시기 바랍니다.
크고 깊은 심호흡을 하고 한 템포 쉬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칼럼지기 강 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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