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커뮤니티 > 무진칼럼
노인 세대들의 애한
우리들이 지나온 세월은 모진 가난과 무지로 여러 형제가 헐벗었던 유년기, 6.25전쟁 참화의 와류 속에 헤멘 소년기, 새마을 운동에 돌을 저 나르던 청년기, 일터와 직장을 찾아 도시로, 중동으로 나갔고, 내 집 하나 마련할 때까지 세를 살았고, 자식들 공부시키려고 허리띠를 졸라맸던 장년기, 그 풍진 세상을 다 겪다가 마침내 맞이한 우리들의 노년기. 그러나 괜찮다. 그 모든 세월에 감사하며, 순종하고 살아왔기에 후손들이 행복하다.
이제 나이가 들어 노년이 되니 정말 배워도 헷갈리고 갈수록 기억력도
쇠잔해 가는데 자식들 사는 아파트의 이름부터 영어로 길게 되어 생각나지 않고 예컨대 호반 리젠시빌 스위트 웰빙타운~~영어를 배웠어도 간판, 앱이름, 약이름, 회사이름, 품명이 생각나지 않는 상품명 등 초고속으로 변해 가는 세상사에 영혼마저 어지럽구나.
하루에도 수십 통 오는 문자와 카톡을 보며 지우고 지워도 가짜뉴스, 가짜 건강정보들이 진짜와 섞여 머리를 헛갈리게 만드는구나. 늙어서 아무 것도 안하고 운동이나 하든지, 경비일을 하며 살면 되지만, 돈 벌려고 욕심내다보면 자연스레 유혹에 빠지게 되어 어떤 비행기 추락사고 처럼 한 방에 훅 가서 노후자금을 몽땅 탕진하는 노인이 수두룩 하다고 하니...
수법이 날로 다양한 보이스피싱 전화와 문자들, 부자된다던 다단계 판매, 은행 창구의 펀드유혹, 친절하고 집요하게 매달리는 기획부동산, 싼 이자 대출문자, 귀신도 잃고 간다는 주식투자의 유혹, 24시간 거래되는 정체불명의 비트코인 등 수백 가지 유형의 투자유혹이 노년을 홀려 돈 잃고 땅을 치게 만드는 세상에 살고 있구나.
우리 세대는 주판 문명세대에서는 꽤나 알아주는 지식인에 속했는데, 컴퓨터 문명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배워도 끝이 없고, 늘 왕 초보자 영역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말한다. 나이가 들면 첫째는 병원이 가까이 있어야 하고, 둘째는 식당이 가까이 있어야 굶지 않고, 셋째는 친구가 있어야 외롭지 않고, 넷째는 노후의 안식처가 있어야 편한 노후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우리시대는 부부 중 먼저 가는 사람은 한 쪽 배우자가 보살펴주고, 자기 차례가 오면 자식이 보내기 전에 스스로 요양원으로 가야 한다. 좋든 싫든 이제 통과의례가 되었다.
옷은 대충 입더라도 잘 걷고 넘어지지 않으려면 운동화는 비싼 거로 신자. 늙어서 최후에는 넘어져 대퇴골절로 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런 미련한 짓은 흘러온 세월 속에 묻어두고 그동안 고생한 보람을 찾기 위해 절대로 욕심내지 말고 낙천적인 마음으로 노후를 지인들과 편안하게 보내자.
조 창 희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