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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차면 엎어진다

  • 조창희  (adm12m)
  • 2022-12-05 17: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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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차면 엎어진다

 

 

삶의 법칙은 뜻밖에도 단순하다. ‘만족할 줄 알면 행복하고감사할 줄 알면 겸손하다.’

 

 

제나라 환공(소백)은 만즉복(滿則覆)이라는 말의 유래가 되는 묘한 술독을 가지고 있었다그 술독은 비어있을 때는 비스듬히 기울었다가 반쯤 차면 바로 서고가득 차면 엎어졌다.

 

 

환공은 누구인가그는 이복형인 제 양공이 폭정을 일삼으며 핍박하자 거나라(산동성 거현에 있던 소국)로 망명하여 포숙의 보좌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다그리고 管鮑之交(관포지교)의 유래가 되는 포숙은 공자 규와 함께 노나라(현재의 산동성 서쪽)에서 망명 중이었다.

 

 

그러다가 양공이 노나라 환공의 아내인 문강과 간통하고 이를 따지는 환공을 죽이는 바람에 노나라 장왕은 외교적 항의와 함께 공자 규를 앞세워 침공하는 한편관중으로 하여금 군사를 이끌고 가서 소백의 귀국을 저지하도록 하였다제나라 내부에서도 권력다툼이 일어나 공손무지가 양공을 죽이고 왕위에 이른 후 곧 살해당하자중신 고혜(高傒)는 친분이 있는 소백에게 빨리 돌아와 왕위에 오를 것을 권하였다.

 

 

관중은 기민하게 움직여 소백 일행을 따라잡은 다음 활을 쏘아 그가 쓰러진 것을 확인하고서 여유있게 임치(제나라 수도)로 향하였으나 이미 소백이 왕위에 오른 후였다관중이 쏜 화살은 그의 혁띠 연결부분의 쇠고리에 맞았고 그는 죽은 척 연기하여 방심하게 만듦으로써 발휘하였던 것이다.

 

 

즉위 이후 환공은 포숙의 추천을 받아 자신을 죽이려했던 관중을 재상으로 임명하는 등 인재등용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이런 그의 인사 정책을 잘 말해주는 고사성어가 庭燎之光(정료지광)이다. ‘뜰에 횃불을 매달아 밝혀놓는다.’는 뜻으로진정으로 좋은 인재를 기다리는 준비와 마음가짐을 말한다.

 

 

환공은 초기에는 현명한 정치를 펼쳤다공자는 교만에 대한 그의 경계와 비유하여 제자들에게 어떤 것이라도 가득 차게 되면 이지러지게 되고찬다는 것은 손()을 가져오게 된다.”공부도 이와 같다자만하면 반드시 화()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가르쳤다.

 

 

이런 교훈은 삶의 모든 분야에서 작용한다일이 잘 풀렸다고 자만할 경우 화를 부를 수 있다모든 것이 순조로울수록 더욱 자신을 낮추고 혹시 잘못되어가는 곳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사람에 따라서 크기는 다르겠지만누구나 한번쯤은 권력이나 부의 정점에 도달한다그런데 겸손해야 할 그 곳에 이르는 순간 초심을 잃어버리고 그로 인해 파멸이 시작된다그 과정은 점진적이어서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거대한 암흑이 뒤에 도사리고 있는 줄 모른다.


한때 잘나가다가 어려움을 겪게 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그 때는 정말 뭐든지 다 이뤄질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한다모든 게 순조로울 때는 기고만장해서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가볍게 여기고 혹시 있을지도 모를 추락을 도외시한다그래서 정점 이후의 급속한 내리막길은 갑작스럽고 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현실적심리적으로 회복이 어려운 충격이 된다.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다방녀로 열연을 했던 배우 안미나는 경험에서 우러난 깨우침을 이렇게 말한다.

언제부터인가 이 모든 게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기 시작했어요저한테 일이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있고 저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다는그 있음을 당연하게 생각한 거죠앞으로도 계속 그러리라는 낙관에 젖었어요지금보다 어렸으니까 더 그랬겠죠그런데일련의 예기치 않은 일들을 겪고부터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구나지금까지도 내 노력만으로 된 게 아니구나.’하고 느끼게 됐어요.”

 

 

제 환공은 42년간 재위하며 거의 70세까지 통치하였다그러나 말년의 그는 관중이 가까이 하지 말라고 유언을 남긴 세 명의 간신(역아개방수조)의 아첨에 넘어가 자신을 기쁘게 해주는 신하라면서 가까이 하였다환공이 병석에 눕자 그들은 그를 별궁에 가둔 채 세상으로부터 단절시켰고 결국 그곳에서 굶어죽고 만다.

 

 

권력이든 재산이든 넘침은 눈과 귀와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시간의 미덕은 산다는 것이 매우 단순하다는 것을 증명해왔다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어느 누구도 그가 한때 탐내고 소유한 것을 영원히 지닐 수는 없었다아무리 힘들게 올라간 산정상이라고 해도 내려오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문 사람이 과연 있었나?


한번 뿐인 인생을 지혜롭게 살기 위해서는 정점관리가 필요하다정점(頂點)에 이르렀다고 생각될 때 겸허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다면그곳은 더 이상 정점이 아니다태산이 높다 해도 하늘 아래 있다는 것은세상이나 인생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진정한 가치는 명예나 권력이나 재산이 아니라 마음가짐과 태도 속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교훈을 알려준다.

 

 

만족은 행복을 낳고감사는 겸손을 낳는다!

 

조  창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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