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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칼럼

나이 차별

  • 조창희  (cho3029)
  • 2023-02-05 09: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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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사회는 복잡한 만큼 문제도 많다. 인종 차별, 성(性)차별, 사상 갈등……. 물론 이런 부분적 사안들 역시 심각하긴 하지만 고령화 사회와 함께 누구든 피해갈 수 없는 치명적 문제가 있다. 바로 에이지즘(Ageism)이다. 즉 나이 차이란 말인데 태어난 이상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평균수명은 급속도로 늘어나는 반면 이런 현상에 대한 대비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하다. 인류 역사상 초유의 경험이며, 예상되는 각종 실태는 경험하면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결혼 생활이 길어지는 반면 가족은 점점 핵가족이 되어가면서 완충지대가 사라짐으로써 부부간 갈등은 점점 깊은 골로 갈라지고 있다. 20년이면 이혼하고 새로운 상대를 만나 살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유머는 그야말로 유머러스하게 이러한 고민을 꼬집은 것이다.

 

 ※에이지즘(Ageism) : 1970년대 미국에서 성차별·인종차별 반대운동과 더불어 일어난 연령차별 철폐운동. 운동의 배경에는 전통적으로 젊음과 능률에 가치를 두는 현대의 산업사회가 있다. 〈왜 살아남는 것일까?〉라는 저서로 유명한 로버트 바트라는 연령에 의한 차별을 공격했는데, 그는 미국 국립노인연구소의 초대 대표가 되었다.

 

 지난 해 말 취업 컨설팅을 하는 A社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력채용과정에서 동일한 능력과 동일한 잠재력을 가졌을 경우 그 선호도는 장애자>저학력자>여성>50대 이상 고령자 순으로 나타나고 있어 나이 차별에 대한 심각성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공영방송을 통해 에이지즘에 대한 보고서가 반영되자 많은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매력적 감각, 성적 능력, 지식적 수준과 생산성 등이 떨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나이 든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편견과 차별이 인종적 차별이나 사상적 갈등 이상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뇌과학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두크 대학 카베자 박사는 60대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20~30대의 젊은이들과 비슷한 기억력과 추리력 등의 지적 수행능력을 보인 노인들이 한 쪽 뇌만을 사용하는 젊은이들과는 달리 양쪽 뇌를 모두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했고 나이가 들면 기억의 용량은 줄어들지만 양쪽 뇌를 골고루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지적 수행능력은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모든 노인들이 양쪽 뇌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편적으로 지적 수행 능력이 높은 노인일수록 양쪽 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뇌는 다른 신체 기능과는 달리 노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변화하는 것이 입증됨으로써 나이가 들면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편견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다.

 

 서구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미국의 경우 1978년도에 강제적인 정년 퇴직제도가 나이 차별로 규정되어 법으로 금지되었고, 40대 이상자들에게 나이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금지한다는 법안이 만들어져 있다. 영국에서는 구인광고에 연령제한을 표시하지 않고, 승진시 나이보다 능력을 중시하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나이 차별을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핀란드는 고령 노동자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어 늙음과 노동의 관계를 조명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정은 다르다. 참여 정부시절부터 노인 일자리를 30만개 만들겠다는 공약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기업들이나 사회적인 인식이 매우 소극적이며 에이지즘에 빠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고 늙는다. 에이지즘의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이다. 차별성의 범주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 범국가적이고 범국민적으로 복지국가의 실현을 위해서는 나이 차별의 고정관념을 버려야 될 때가 왔다고 생각된다.

 

 특히 노인 일자리 정책이라면서 쓰레기 줍기 등 형식적이고 질 낮은 업무에 동원하는 것은 인생 자존감을 무시하는 것으로써 보다 가치 있는 업무를 실효적으로 부여할 수 있는 연구와 노력이 절실하다. 점점 인구가 줄어가는 시대에 연륜과 최신 정보를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다면 사회 발전의 탄력성은 더 높아지지 않겠는가! 

 
조 창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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