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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병명개정

  • 강현정  (soheunbi)
  • 2023-05-25 09: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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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단어이지만 막상 그 뜻을 잘 모르고 사용하는 한 단어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그 단어는 바로 치매라는 용어입니다.

치매라는 단어는 사실 라틴어에 기원을 둔 의학용어인 ‘dementia’에 어원을 반영해서 한자로 옮긴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본에서 먼저 사용하게 된 치매라는 단어를 전해 받아서 한자어를 우리 발음으로 읽어서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어리석을 치() 와 어리석을 매(), 두 글자가 합쳐진 아주 부정적인 단어입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어원이 되는 ‘dementia’라는 단어 또한 좋은 뜻은 아니겠지요?

‘dementia’라는 용어는 정신이 부재한 상태 또는 정신적 기능이 저하되는 질병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 인구도 급증을 하고 치매환자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2000년대 중반부터 치매 용어가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운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용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바로 그때부터 주변의 여러 나라들에서 용어를 개정하기 시작을 합니다.

보건 복지부 보도 자료를 통해 살펴보면 치매용어 개정을 통한 인식개선 논의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와 의료, 복지 전문가 및 치매환자의 가족 단체 등 10여명의 위원들로 구성된 치매용어개정 협의체를 통해서 회의를 개최한다는 소식입니다.

치매라는 용어가 질병에 대한 편견을 유발하고 환자 및 가족에게 불필요한 모멸감을 주기도 한다는 지적에 따라서 치매 용어를 개정하고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라고 합니다.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치매라는 용어 대신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날이 오게 될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단순히 인지능력이 조금씩 퇴화되는 정도의 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용어가 주는 어감이 좋지 않고 무엇보다 치매 환자는 이미 100만 명을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고 그 가족들까지 생각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 용어를 일상적으로 듣고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치매라는 용어를 어떻게 개정해서 부를까요?

특히 대만에서는 2001실지증으로 개정을 하였고 일본에서는 2004년에 인지증으로 개정을 하였고 홍콩, 중국에서는 2010년에 뇌퇴화증으로 용어를 변경하였습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병명 공모제를 통해서 개정했다고 합니다.

미국은 2013년도에 주요신경인지장애로 변경하였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기존병명이 개정된 사례가 있는데 2011년 정신분열증이 조현병으로, 2014년에는 간질이 뇌전병으로 병명용어가 변경 되었습니다.

이 사례로 보다시피 용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완화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치매와 관련돼서 조금 헷갈릴 수 있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기억력 장애가 심해지고 성격 변화가 뒤따르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짧은 기간 안에는 큰 증상의 변화가 별로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에 반해서 섬망은 수술이나 감염 등을 포함해서 신체의 질병 상태 악화에 따라서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하루 중에도 증상 변화가 큰 것이 특징입니다.

섬망 상태가 되면 당사자는 혼란스러워하고 매우 흥분하거나 반대로 매우 처지기도 합니다.

시간과 장소를 헷갈려하고 가까운 가족도 잘 알아보지 못할 수가 있습니다.

헛것이 보이고 잠을 못자고 두서없이 말을 하기도 합니다.

섬망은 치매와 달리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면 수일 내에 증상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경도인지장애의 경우는 주로 자신만 인지장애를 느끼고 주위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다가 증상이 좀 더 진행되어야만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이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합니다.

 

치매라는 용어가 정립되기 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치매 증상을 노망이나 망령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현재는 이 노망이라는 단어는 욕설로 분류된다고 하니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실제로 기능 저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치매인 것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상태의 총칭을 가성치매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우울증이나 갑상선 기능이상, 영양실조 등에 의한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것인데 이 가성치매는 치료가 분명히 가능하다는데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쉽게 치매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왔습니다.

심지어 위에서 언급한 치매가 아님에도 유사한 증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치매라고 부르곤 합니다.

특히 이상행동을 하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노인, 더 나아가 노인 집단 전체를 폄하하는 수단으로서 치매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치매라는 용어는 하루 빨리 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인지기능 저하증을 추천해 봅니다.

 

 

 

 

 

 

칼럼지기 강 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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