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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칼럼

나눔의 행복

  • 조창희  (cho3029)
  • 2023-07-05 09: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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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우리들은 궁금해합니다.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일 뿐임에도 의미를 찾으려 하지요.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은 단지 유전자를 나르는 도구에 불과하며 유전자는 인간의 행복이나 불행에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많은 이들은 집요하게 행복이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여깁니다. 그렇다면 행복은 과연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영국의 산악인 로버트 맥팔레인은 알프스, 로키 산맥의 봉우리들을 등정한 경험을 토대로 행복은 고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관조적 사색에서 온다. 공간의 장엄함을 느끼게 하는 산봉우리에서의 조망은 개인의 영혼을 고무시키는 동시에 자신을 하찮은 존재로 여기게 한다. 등산가들은 산꼭대기에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한편, 자아를 망각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에서 우리는 행복은 욕망의 충족이라기보다는 경험에서 오는 느낌, 즉 감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산악인의 행복에서 보듯 불행의 원인만큼 행복의 이유나 기준 역시 저마다 다르겠지요. 우선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행복해 보입니다. 원하는 무엇이든 소유할 수 있는 풍족함은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게 마련입니다. SNS에 올리는 사진들은 과시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허영의 껍데기일지언정 명품으로 치장하고 근사한 곳에서 찍은 사진을 통해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고독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외양으로 위로받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요? ‘필요 이상의 물질적 풍요는 행복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하기야 그 필요가 문제이긴 합니다. 얼마나 가져야 만족할 수 있을까요?

 

수도권 여기저기에는 조선 시대의 왕릉이 흩어져 있습니다. 문화유산이기는 합니다만 한 집안이 세습한 왕조의 유물이라고 생각하면 좀 답답하기도 합니다. 기껏 남아 있는 역사의 흔적이 봉건 시대 왕들의 무덤들뿐이라니! 심지어 화폐에도 조선 시대 인물들뿐인가 하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세종은 돋보이는 왕입니다. 그 역시 알려지지 않은 문제점들을 갖고 있겠지만 한글을 만들고 반포한 한 가지 치적만으로도 충분히 상쇄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세종보다 지금의 우리가 훨씬 넉넉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실감하시는지? 냉난방 설비를 갖춘 집, 계절을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과일들이 들어찬 냉장고,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각종 교통수단, 24시간 연락 가능한 통신 등 물질적인 면에서는 그 시대의 어떤 특권층도 누리지 못할 정도로 넘치는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지구상에는 불평과 다툼과 충돌이 끊이지 않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1년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비극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명의 독재자가 가진 비정상적인 야욕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불행을 안겨줍니다. 중국과 북한, 이라크 등 인간의 기본적인 자유를 말살하는 야만성이 곳곳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습니다.

 

두 번이나 암에 걸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회복된 치유심리학자 코르노는 투병 과정에서 초연함을 얻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소유이며, 그런 깨달음이야말로 현재라는 순간이 주는 행복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고 역설합니다. 또한 심리학자 대니얼 네틀의 연구는 한 사람의 10년 후 행복을 예측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건강이나 가족 관계, , 지위가 아니라 현재의 행복지수라고 합니다. “행복을 미루면 행복의 감각 역시 녹슬며 행복은 우리가 허락한 만큼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행복지수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면 그 사람의 인격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저는 건강이 우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전 세계에 존재하는 식량을 골고루 나누면 굶주림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초원의 사자도 배부르면 사냥을 멈추고 쉴 줄 압니다. 끝없이 더 많이 가지려는 인간의 탐욕이 만드는 불행을 멈추려면 나눔의 기쁨을 실천해야 합니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를 구조하고 돕기 위한 손길들에서 보듯 인류애는 어두울수록 더 빛나는 별빛과 같습니다.

 

물질 조건으로 충족되는 행복은 한계가 있다는 걸 우리는 종종 깨달으면서도 거대한 욕망의 문을 닫기는 어렵습니다. 욕심은 목이 마르다고 해서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귀를 기울이며, 필요한 것을 나누는 마음을 실천합시다. 그럴 때 우리는 영혼이 참되게 행복한 세상을 향해 한 발 더 가까이 가게 됩니다. 서두에서 행복은 감정이라고 했습니다.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아름다운 마음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조 창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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