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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케어의 우울한 현실
어떤 네이버카페에서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 우리 나라도 노인이 노인을 케어하는 시대가 왔네요. 예전같음 내 나이면(60) 죽거나 상노인 취급을 받았는데 일을 하다니~~. 요양 보호사 얼떨결에 자격증 취득하고 취업까지 벌써 두 달이 다 되가네요. 다행히 인심좋은 인성이 제대로 된 분을 케어하게 돼서 운 좋은 편에 드는데, 오전 세시간, 일도 아닌데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은 맥이 빠지는게 나이는 몸으로 말하는 것 같아요.
드디어 오고 말았습니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당연히 예상되던 문제였지만 그동안 정책이라고 할 것이 거의 없거나 우왕좌왕이다 보니 새삼 놀라게 되는 것도 지나친 게 아니지만요. 오래 살고 싶어서 사는 게 아니고, 질긴 목숨 끊고 싶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세상에서 나이 들어가는 게 무슨 죄입니까?
한때는 모두 젊었고 가족과 세상을 위해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 쇠락해가면서 점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학원이다, 개근 거지다 하면서 풍요를 넘어 사치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관심의 대상이 되는 반면 노인들은 점점 소외될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돌봄조차도 부족한 현실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한두 세대 전만 하더라도 시골(지금 용어로는 지방 소도시?)에서는 60세에 이르면 마을 어른으로서 존경 또는 존중을 받는 모습이 드물지 않았습니다. 농경문화의 영향이 강했고 3대가 한 지붕 아래 거주하는 대가족 중심의 마을 공동체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제 발전과 함께 핵가족화를 넘어 1인 가구 증가, 건강보정기대수명 향상 등 여러 가지 여건들로 인해 사회의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한경 경제용어사전>에는 ‘총인구 가운데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규정한다. 2015년 말 일본은 전체 인구 1억2711만명 중 26.7%인 3392만명이 65세 이상이다. 75세 이상만 전 인구의 12.9%인 1641만명에 달한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했던 일본이 초고령사회에 속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구구팔팔이삼사라는 건배구호처럼 건강하게 늙어가다가 별 투병 생활없이 저 세상으로 갈 수 있다면 좋으련만 생로병사의 과정에서 질병과 노쇠를 피하는 것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가요! 전국 곳곳에 요양원 또는 요양병원이 들어서고 있는 것만 보아도 노인인구 증가에 따라 자본이 재빨리 달려들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문제는 60세 노인이 그보다 더 나이 많은 노인을 돌봐야 하는 시대가 어느새 성큼 다가온 것입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학원에서는 달콤한 미끼를 내걸고 수강생을 모집합니다. 수업을 듣고 자격증을 따면 가족을 돌보면서 생활비도 벌 수 있다고 광고합니다. 그런가 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곰곰 생각해보니 의구심이 듭니다. 연로하신 부모와 함께 산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지리적으로 노노케어란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도입한 2008년부터 2020년까지 가족 구성원이 직접 환자를 돌보는 비율이 80%대에 달하며, 가족요양보호사의 평균 연령은 64세로 전체 요양보호사의 58.7세에 비해 높습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가족요양보호제도는 부정 수급 문제로 2011년 폐지되어야 했으나 현장 민원으로 폐지 못했다.”며 제도적인 문제점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은 더 악화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직업 요양보호사는 어떨까요? 그들 중 81.7%가 여성으로 45.9%는 50~60대, 평균 임금은 230만원이 채 안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업무 강도에 비해 보수나 처우가 낮아 젊은 인력은 기피하니 노노케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일본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 돌봄 체계를 적극적으로 마련했습니다. 노인이 살아온 지역의 소규모 지역사회가 자립적인 생활지원·주거 등을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가족 돌봄 서비스를 줄임으로써 실효적인 조치가 되었다고 합니다.
정책은 ‘평균’에 바탕을 두고 수립·실행되어야 하지만 개인은 자기만의 기준을 적용받기 원합니다. 노인 복지 차원에서라도 나이 들어가며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보다 평온한 시간을 마련해야 할 책임을 사회는 더욱 엄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일본의 사례가 있는 만큼 지금부터 체계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정비함으로써 안전하고 품위있는 노후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조 창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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